때는 작년 10월, 엄마의 생신이였다.
제작년 생신 선물은 퇴직을 앞둔 상황이라 집안에서 세상을 만끽하시라고 아이패드를 드렸다.
그랬더니 1년동안 유튜브로 지금까지는 관심을 가지지 않던 주식이라는 세계에 발을 담군뒤에
사고싶은 종목을 하나 하나씩 사모으는 것이였다.
우량주를 하나씩 담을 때 마다 나한테 전화해서 이거샀다~ 저거샀다~ 보고를 해주셨는데 카카오 주식은 비싸서 못사고 있다고했다.
퇴직하고 집에만 계속 계시는 엄마는 옷, 가방, 신발, 악세사리 등 정말 필요한게 없었다. (내생각인가ㅎㅎ)
뭐 피부관리 이용권? 이정도 드릴 수 있지만 집에서 열심히 유튜브 보면서 이것저것 찍어바르셔서 피부는 좋은상태로 판단.
동생이랑 뭘 드릴지 머리를 싸매다가 장난으로 엄마 요즘 주식공부에 빠져있으니까 주식 사드리는건 어때?
라고했는데 사실 더 생각할 것도 없었다.
엄마의 주식 바구니에 담지 못했던 카카오 주식이면 좋겠다 싶어서 곧 바로 주식선물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사실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다. 가서 주식 매수하는거 도와드릴 생각이였는데
엄마의 생일파티를 위해 부산으로 내려가는 기차안에서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냥 무형의 주식을 드리는 것 보다 그래도 눈에 보이는 증표? 가 있으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에 카카오 프렌즈 인형을 드리기로했다.
다음 날 바로 생일여행을 떠나서 카카오 인형을 살 수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내가 부산에 도착하는 시간은 저녁 9시였고 카카오 프렌즈샵은 너무 감사하게도 저녁 10시까지였다!!
기차에서 내리니 아빠가 마중나와 있었고 그 길로 바로 남포동에 위치한 카카오프렌즈샵에 갔다.
너무 갑작스러운 계획이라 선택장애가 있는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인형을 골랐다.
역시 혼자서는 어려운 일이였고 결국 동생에게 SOS를 청해 페이스타임을 하면서 남포동 카카오프렌즈샵을 한시간동안 헤집었다.
리미티드 에디션같아 보이는 레몬라이언, 꿀벌라이언 등이 있었지만 그래도 오리지널이 최고라고 생각한 우리는 라이언 얼굴을 사버렸다.
안녕 반가워?
사실 안들어갈것같았다. 하지만 안되면 되게해야지
(이러고 실밥 터진건 안비밀 ㅠㅠ)
이렇게 열심히 꽁꽁 싸매서 집에갔는데
다음날 아침 엄마가 캐리어를 열어버린것이였다.......
나는 선물을 들켜서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엄마는 그냥 나를 미친..인간으로 생각하는것이였다.
한 때 인형뽑기가 유행할때 술먹고 인형을 좀 많이 뽑아서
내가 사는 서울집에는 인형이 많은데
엄마는 인형에 먼지쌓이니까 좀 갖다버리라고 애걸복걸 하셨었다.
엄마는 내가 그 인형중에 하나를 캐리어에 바리바리 싸들고 부산까지 내려오는
인형에 미친 인간이라고 생각했던것이다.ㅎㅎ
다행인지 아닌지 선물을 들킨건 아니였다.
그래 누가 이걸 생일 선물이라고 생각하겠어....
다음날 엄마 생일 기념 여행을 떠날때 인형을 가지고가니까 엄마가 기겁을했다. 그럴만하지.
여행에도 얘를 데리고가냐고..
그러고는 되게 무서운 말을 하셨다.
얘 너가 안버리면 내가 갖다버릴꺼다!!! 이렇게...ㅎㅎ...
조금만 참아주세여... ㅠㅠ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무튼 출발^^
그러고 숙소에서 선물 증정식 시작!
동생이 어디서 받은 카카오 엽서에 대주주로 활동하는 그날까지..
라는 우리의? 작은 바람을 담아
훗
우여곡절 약간과 함께 대성공!!
아 카카오 주식은 대낮에 우리가 보는 눈앞에서 34만2000원에 매수를 했지 몇주인지는 비밀 ><
지금은 40만원 후반대가 되었다고한다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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